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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예스 230511] 『회복하는 마음』 박상희 심리 상담사 인터뷰

  • 관리자
  • 2023-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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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마음을 다스리는 심리학 책 『회복하는 마음』

『회복하는 마음』 박상희 심리 상담사 인터뷰

 

수많은 매체를 통해 대중들에게 다가간 심리 상담사 박상희가 26년 동안의 사례 연구를 고스란히 담은 신간 『회복하는 마음』으로 회복으로 가는 길을 안내한다. (2023.05.11)


박상희 심리 상담사

마음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저절로 회복되지 않는다. 불안, 분노, 공포, 슬픔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시간에 의존하는 소극적 태도보다는 치유를 위한 적극적 태도가 필요하다. 내면을 치유하고 튼튼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요령이 필요한 법이다. 수많은 매체를 통해 대중들에게 다가간 심리 상담사 박상희가 26년 동안의 사례 연구를 고스란히 담은 신간 『회복하는 마음』으로 회복으로 가는 길을 안내한다.



『회복하는 마음』은 26년 차 심리 상담사이신 작가님께서 만난 25인의 사연과 회복의 여정을 담은 책인데요. 책을 집필하면서 특별히 중요하게 생각하신 것들이 있나요? 또, 책을 출간하신 소감이 궁금합니다.

『회복하는 마음』은 신문에 연재했던 칼럼 내용을 기본으로 하여 수정, 보완한 책입니다. 1년 동안 한 달에 2명을 주인공으로 해서 상담 사례를 정리하는 형식이었는데 당사자들에게 허락을 받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이 그분들께 상처가 되지 않도록 신경을 썼습니다. 그러다 보니 지면에 다 담지 못한 이야기도 있었고, 각색한 부분도 있었습니다. 내담자를 고려하면서도 전문가적 시각을 담아야 하기 때문에 그 부분에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한 편 한 편 쓰고 나면 조금의 과장을 보태서 자식이 생기는 느낌이었습니다. 내담자가 자식 같다는 의미가 아니라 그만큼 소중한 케이스로 여겨진다는 뜻입니다. 책이 나오니 뿌듯하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현재 박상희 작가님은 샤론정신건강연구소를 창립해 18년째 소장을 맡고 계시면서 <사건반장>, <해석남녀>, <고딩엄빠> 등 다수의 방송 출연을 한 26년 차 심리 상담사인데 국내 최초의 한일 합작 걸 그룹 S.O.S 출신이라는 색다른 이력도 있습니다. 어떻게 걸 그룹으로 활동하다가 심리 상담사가 되겠다고 생각하셨나요?

여러 매체에서 이야기했는데 아주 오래전 이야기입니다. 대학교 시절 아르바이트 개념으로 EBS MC를 맡고 있었는데 TV에서 제 모습을 본 엔터테인먼트 관계자께서 미팅을 요청하셨고, 미팅에 나갔다가 우연히 걸 그룹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때는 심리 상담사가 꿈도 아니었고, 연예인이 꿈도 아니었고 어떤 경험이든 다 재밌게 느껴지던 21살 여대생이었습니다. 가수를 하기에는 타고난 재능이 부족해서 2년 만에 걸 그룹 생활은 정리가 되었습니다. 그 후 바로 결혼했습니다. 25세에 결혼하고, 이듬해 바로 대학원에 진학했습니다.

공부를 하겠다고 생각한 까닭은 모범생들이었던 친언니들의 영향이었던 것 같습니다. 공부를 시작해서 우연히 상담학을 접하게 되었는데, 사람을 좋아하고 스토리를 좋아하는 제게 잘 맞는 분야임을 알게 되어 그 방향으로 전공을 정했습니다. 석사를 마치고 박사 과정에 들어갔고, 박사 과정을 수료하고 나서 샤론정신건강연구소를 창립하였습니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사람들을 우르르 끌고 다니는 아이였습니다. 좋게 말하면 리더십이 있는 것이고, 나쁘게 말하면 사람 없이 못 사는 약간 의존형 성격입니다. 동료들과 함께 연구소를 개설하게 되었고, 제가 지금까지 19년째 소장을 맡고 있습니다. 방송은 제겐 일종의 인연이거나 또는 운명 같은 분야입니다. 고등학교 때 방송반이어서 그 경험을 토대로 EBS MC가 되었고, 그 후로 대학시절 동안 걸 그룹, MC, VJ를 했습니다. 박사 과정을 수료한 후부터는 심리 전문가로 방송을 다시 하게 되었는데, 그것이 거의 20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회복하는 마음』은 회복을 위한 동행서임과 동시에 고통을 마주하고 불안에서 벗어나게 돕는 안내서입니다. 작가님도 불안을 느낄 때가 있나요? 작가님은 불안을 느낄 때 어떻게 하시나요? 또한, 불안을 자주 느끼는 사람에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불안은 지금을 사는 현대인들에게 공기처럼 가깝게 느껴지는 감정입니다. 제가 공부를 처음 시작하던 1990년대 말만 해도 사람들이 가장 힘들어하던 감정은 불안보다 우울이나 외로움이었습니다. 그런데 외환 위기, 세계 금융 위기, 테크놀로지의 발달, 극심한 경쟁 사회 등 사회의 큰 사건들이 생기고 변화들이 일어나면서 전반적으로 우리 사회가 불안 사회가 되었습니다. 10대는 입시, 20~30대는 취업과 결혼, 40~50대는 가족 부양과 노후, 60대 이후는 은퇴 후의 삶 등 모든 세대가 불안 요소를 떠안고 있습니다.

자신에게 밀려오는 불안의 원인을 아는 것이 가장 먼저 필요합니다. 왜 이런 불안이 왔는지 알면 절반은 답을 알게 됩니다. 그 후 내 불안을 낮출 수 있는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내면 좋습니다. 이 과정은 혼자 할 수도 있고,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저 역시 당연히 불안합니다. 다만, 저는 제 마음을 30년 가까이 연구해 왔기 때문에 저 스스로 느끼는 감정을 빨리 파악하고 원인도 바로 알아냅니다. 회복 탄력성이 높다는 표현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제가 제 마음을 위로해 주고 치유해 주기도 하고, 때로는 상담사 동료들과 이야기하며 새로운 관점으로 문제를 바라보기도 합니다.

우리가 인생을 살면서 큰 상처를 받을 때도 있지만, 일상에서 상대방에게 작은 상처를 받을 때도 있는데요. 그럴 때 바로바로 대응하기가 참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럴 때는 어떻게 하면 좋은가요?

누구나 상처받지 않을 수 없습니다. 상처를 많이 받다 보면 사람이 무서워지고, 사회가 무서워집니다. 그러다 보면 자신감도 떨어지고, 심한 경우 대인 기피증을 겪기도 합니다. 사람들과 사회가 주는 상처에 일차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나를 위로해 주고 보호하는 것입니다. 이때 자존감이 높다면 큰 도움이 됩니다. 자존감이 높은 이들은 자기 자신에 대한 확신이 있기에 누군가가 던진 돌 때문에 자기 자신이 망가지는 것을 오래 용납하지 않습니다. 냉정한 상황 분석, 생각의 전환, 자기 위로 등을 통해서 자기 자신을 치유합니다. 제가 부모 교육을 할 때 자녀에게 유산을 남겨주는 것보다도 건강한 자존감을 갖도록 해주는 것이 아이들의 삶을 더 행복하게 해준다고 설명하는 것이 바로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타인이 한 말이 비판인지 비난인지를 객관적으로 생각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정당한 비판이나 조언이라는 생각이 들면 내 발전을 위한 밑거름으로 사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당하지 않은 비난, 화풀이, 스트레스 해소용이라고 생각하면 그 말들을 무시하거나 내 마음에서 걷어내려고 노력하세요. 내 소중한 마음에 남들이 버린 쓰레기들을 둘 필요는 없습니다. 또한, 좋은 이들이 주는 사랑이 연고가 됩니다. 성숙하고 편안한 이들이 주는 위로와 지지는 공기 청정기 같은 역할을 합니다. 미세 먼지, 초미세 먼지가 내 마음에 들어와도 걸러주면 됩니다.



요즘 많은 사람이 자기 자신을 사랑하기 위해 노력하는데요. 진심으로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요? 또,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알려주세요!

자기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은 가장 흔한 명제이지만 사실은 한두 가지로 정의하기 가장 어려운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략히 정리해 본다면 첫째, 내 감정은 무엇이든 수용해라. 내 감정은 잘못이 없다. 두렵든, 불안하든, 슬프든, 창피하든, 외롭든 그 감정을 나 자신이 수용해 주지 않으면 자기 자신을 사랑할 첫 단추부터 끼울 수가 없다. 내가 해결하지 못하고 자주 느끼는 감정은 이유가 있었던 것인데 아무도 수용해 주지 않아서 해결하지 못하고 지금까지 남아있었을 가능성이 크다. 나를 가장 사랑해 주어야 할 가장 중요한 사람은 무조건 '나'다.

둘째, 나 자신을 훈육해라. 우리는 성인이다. 감정을 수용해 준다고 해서 나의 모든 행동이 정당화되는 것이 아니고, 내 생각이 다 옳은 것도 아니다. 자신을 스스로 '나의 아이'라고 생각하고 가르쳐라. 나의 부족한 점, 잘못 생각하는 점, 행동으로 실천하고 있지 않은 점 등에 대해서 알려주고 노력하게 하라. 객관적으로 나 자신의 문제를 깨닫고 좋은 방향으로 성장하는 것이 나를 사랑하는 성숙한 방법이다.

『회복하는 마음』 머리말에 "현대사회는 극심한 경쟁과 스트레스 속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마음이 힘들 수밖에 없다. 21세기에는 이제 스스로 자신의 정신 건강을 돌보는 것은 필수가 되었다. 몸의 근육이 중요하듯, 마음의 근육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몸의 근육은 식단 조절, 운동 등을 통해 만들지만, 마음의 근육은 어떻게 만드는 것인가요?

위의 질문들을 해결해나가는 과정이 마음의 근육을 만드는 과정입니다. 끊임없이 아프고 상처받지만 포기하지 않고 나를 격려하고, 보호하고, 사랑하면서 점차로 내 마음이 단단해지는 과정이죠. 또한, 심리 상담은 마음의 PT 같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신체 단련을 위한 트레이너가 있듯이 마음 단련을 위한 트레이너도 있습니다. 나의 마음의 아픔이나 어려움을 전문가와 함께 다루면서 더 튼튼하고, 흔들리지 않는 강인한 마음을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작가님의 다음 책도 기대가 되는데요. 앞으로의 출간 계획과 『회복하는 마음』 독자분들께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제가 많은 활동을 했지만 유독 책 출간을 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동안 늘 일하느라 바빴고, 남는 시간은 모두 육아에 쏟아야 했기 때문입니다. 육아를 마친 올해는 개인적으로 제게는 출판의 한 해입니다. 여름에는 신동아에 2년간 연재하였던 내용을 새롭게 정리한 책  『마음으로 읽는 갤러리』 라는 책이 출간될 계획입니다.

또한, 겨울에는 제가 앞으로 특별히 관심을 두고 기여하고 싶은 분야인 '청소년 상담'에 대한 책이 나옵니다. 저는 상담사, 소장, 방송인이지만 가장 좋아하는 일은 '엄마'입니다. 엄마로서 저의 이야기도 함께 전해드릴 생각입니다. 사춘기를 지나고 있는 청소년들과 십대 자녀를 돌보시며 어려워하는 부모님들을 위한 책이 될 것입니다.

 

 

*박상희

1973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2011년 이화여자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2005년 30여 명의 상담학 전공 석·박사들과 전문적 심리 상담과 심리 코치에 주력하는 샤론정신건강연구소를 창립해 18년째 소장을 맡고 있다. 2006년도에는 난임 가족 상담에 대한 기여로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2013년에는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사회학과에서 방문학자를 지냈고, 2021년부터는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상담심리학과 겸임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 이 글은 채널예스에서 발췌했습니다.

<사진/기사 출처: 채널예스, 상상출판>

<기사원문>

▶ https://ch.yes24.com/Article/View/54256


회복하는 마음
회복하는 마음
박상희 저
상상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