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샤론정신건강연구소 상담위원들의 칼럼입니다.

[박은정 실장] 상담칼럼 2006년 11~12월호/ 청소년 큐티 잡지 "주티"

  • 관리자
  • 2006-10-17

첨부파일 :

Q) 저는 아이들을 좋아해서 초등학교 교사가 되고 싶은 고3입니다. 그래서 교대 진학을 위해 공부해 왔는데, 얼마 전부터는 찬양사역에 관심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주위에서도 제가 찬양에 달란트가 있다고 많이들 칭찬해 주시거든요. 그런데 부모님은 제가 교대에 가는 것을 원하십니다. 제 모의고사 점수로는 교대에 가기 힘든 데도 말이에요. 그래서 비전이 꼭 직업이 되어야 하는지 생각도 해봅니다. 그냥 점수에 맞춰서 적당한 곳에 진학하고, 취직한 후에 교회 안에서 교사활동과 찬양활동을 하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해요. 이러다 보니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게 뭔지도 잘 모르겠어요. 이제 진로를 결정해야할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너무 불안하고 답답하네요. 이러다가 아무것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사람이 될까봐 너무 걱정됩니다. 

A) 진로 결정을 앞두고 불안하고 답답하며 걱정하고 있는 친구의 상황을 듣고 보니 저도 많이 안타깝습니다. 하지만 먼저 수능을 앞두고 바쁜 가운데서도 주티를 찾아와 고민을 털어 놓아준 용기 있는 친구의 결정에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이렇게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정도라면 이미 친구는 자신의 진로 갈등을 잘 풀어나갈 수 있는 지혜로운 친구일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친구의 질문을 받아보니 교대에 진학하는 것이 부모님의 의견이기도 하지만 질문 초반에 언급한 내용 속에 친구 자신도 아이들을 좋아해서 초등학교 교사의 꿈을 키워왔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최근에 관심을 갖게 된 찬양사역보다는 초등학교 교사의 꿈을 키워온 것이 더욱 오랜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현재 친구의 관심을 끌고 있는 찬양사역의 비전도 하나님 일을 하는데 있어 꼭 필요하고 귀한 사역이지요. 하지만 친구가 혼란을 겪고 있는 이유가 직업과 평신도 사역을 잘 구분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드네요. 찬양사역을 생계수단을 포함한 직업으로 가진 분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일반 직장을 열심히 다니면서 저녁이나 주말에 들을 수 있는 찬양사역자 학교에 다니며 주일날이나 수요/금요 예배, 화요/목요 찬양예배 등에서 찬양인도자 역할을 하는 분들이 제 주위에도 있답니다. 이런 분들이 일반직장과 찬양사역을 병행하고 있는 분들이지요. 
따라서 우리 친구가 하고 있는 고민의 기초에는 과연 찬양사역을 직업으로 가질 것인가? 아니면 교사 또는 다른 일반 직업을 가지면서 평신도 사역자로서 찬양사역을 할 것인가를 먼저 결정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아요. 다만 일반직장을 가겠다는 결정을 할 경우에는 우리 친구가 예전부터 가져왔던 교사의 꿈은 쉽게 잊혀지지 않고 친구의 마음속에서 계속 다시 생각날 가능성이 많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동안 생각지도 않았던 일반직장보다는 좀 더 노력하고 원서를 점수와 잘 맞도록 지혜롭게 써서 원래 친구가 아이들을 좋아해서 갖게 된 교사의 꿈을 이어가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하지만 저보다는 친구를 창조하신 하나님이 친구의 현재와 미래를 가장 잘 아시고 또 친구의 부모님과 선배, 교회선생님이 더 잘 아시기 때문에 기도하고 부모님, 주윗 분들과 솔직한 대화를 여러 번 나눈 후에 결정했으면 하는 바램이에요. 
또 만일 찬양사역자의 길을 직업으로 삼고 싶다면 다음과 같은 조언을 해주고 싶답니다. 일단은 찬양사역도 목회의 한 길에 속하기 때문에 신학교에 먼저 진학하여 신학을 배우면서 찬양사역자학교나 예배인도자학교를 함께 공부하는 가운데 전문목회의 한 길로서 찬양사역을 하는 것이 여러 찬양사역자 선배들이 권하는 길이랍니다. 
우리 친구의 삶이 이제 새로운 길로 들어서게 되는군요. 먼저 축하를 드립니다. 물론 새로운 길로 들어서기 전에는 여러 갈래 길 앞에서 혼란함이 있게 마련입니다. 혼란스러움은 퇴보의 신호가 아니라 발전과 성숙의 한 과정일 수 있습니다. 어렸을 때는 부모님이나 주변 사람이 대신 결정해 주고 결과에 대한 책임도 져 주었지요. 하지만 앞으로 한 성인으로서 직업을 갖고 가정을 이루어 생활해 가려면 크고 작은 결정 상황에 처하게 되고 선택에 대한 책임도 스스로 져야 되기 때문에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연습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의사결정을 명확히 해야 하는 경우에는 먼저 의사결정을 하기에 앞서 충분한 정보를 얻는 것이 중요합니다. 충분한 정보를 바탕으로 각 선택사항에 대한 장점과 단점을 하나하나 따져보면서 그것이 나의 미래와 어떻게 연관이 될지 잘 살펴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나의 가치관과 흥미, 주변의 상황을 고려해야 합니다. 그 후에 최선의 결정을 합니다. 간략히 얘기 했지만 여러 사람과 기관, 책 등에서 얻는 조언과 자료는 정보를 구하는 차원에서 다루어져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하나님께 기도하는 가운데 최종의 선택은 본인이 하여야 하며, 그 결과에 대한 책임도 본인이 진다는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때로 실수도 하겠고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이 벅차고 힘들 수도 있지만 그 과정을 통해 점차로 크고 소중한 것을 배울 수 있게 됩니다. 꼭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친구의 인생길에 하나님이 늘 옆에서 친구가 되어주신다는 것이에요. 선생님도 친구의 지혜롭고 귀한 결정을 위해 기도하겠습니다.